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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책읽었 네

자라는 우리, 함께 자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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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개월 전에 나는 애자일이라는 것을 스프린트 프레임 워크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냥 데일리 스크럼 하는것, 2주 단위로 스프린트 하는 것, 그냥 빠르게 움직이는 것..

애자일은 방법이 아니라 문화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에서 출발했다. 워터풀하고는 반대인 방법론이다. 등등 라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당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냥 말만 가져다 붙이면 다 애자일 아닌가 하는 의문 투성이 였다. 

 

하지만 지금의 애자일이 내 머릿속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방법과 문화]라고 살짝이 정의해본다.

 

애자일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이해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애자일 코치인 김창준님의 AC2 Patch를 듣고 나서,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 책을 읽고 나서, 강남언니 애자일 코치 '우디' 의 강연을 듣고 나서 그리고 한 영상당 10번씩 넘게 본 '워킹어스' 채널을 보고서 지금 나의 애자일이 자리 잡은 것 같다. 

 

오늘은 내 애자일을 정의하는데 많은 영향을 준 창준님의 '함께 자라기' 라는 책을 천천히 처음부터 곱씹어 보면서 다시 내 머릿속에 넣고 기록으로 남겨 보고자 한다. 

 

사실 이 책은 1년 전 같은 동아리 임원진이였던 오빠에게 선물을 받았었다. 그때 읽었을 당시에는 큰 통찰을 얻지 못하고 그냥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 선물해주니 읽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 애자일을 도입하고, 확산하려고 많은 노력들을 해오면서 읽어보니 그때와는 다른 시선과 통찰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그때 읽었던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건 안비밀)

 

 

우리 회사는 경력이 없어서 그래요


초창기 멤버로 함께 한 내 회사에서 (이제 부터 SQ라고 부르겠다) 는 Full 자율 출근에 밤낮으로 가리지 않고 일하고 (많이 한다는건 아니고 그냥 하고 싶을때 일하는 것), 주말에도 일하든 말든 상관없고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도 몰랐었다. 게다가 성과가 잘 나고 있는지, 누가 일을 잘하는지 조차 평가를 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았었다. 

 

애자일 방법에 대해 알면서 '회고' 라는 점에 가장 매력을 느꼈었다. 내가 나를 돌아보지 않으면, 얼마나 성장했고 무엇을 개선해야하는지 모르는것 처럼 SQ에서 단순히 일을 해나가는 거 뿐만이 아니라 계속 회고하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나 각종 채용 공고를 보면 스크럼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문화가 부러웠었다. 굉장히 스타트업스러웠고, 트렌디 해보였고,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았고 멋있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도 애자일 하게 일 해야한다를 주장하러 전사 타운홀 미팅 때 애자일 세미나를 했다!

노션으로 만든 세미나 자료

 

세미나를 한 이 후 결과는 어떠했을까?

나는 이렇게 결과가 처참할 줄은 몰랐는데, 변화를 하나도 느끼지 못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 세미나를 영향은 한 10% 정도? (두 사람 정도만 반응이 있었던 것 같거든)

 

 

그 당시 나는 이 원인을 신입들만 모여있는 회사라서, 아무도 애자일을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환경 탓을 하곤 했다. 그래서 경력의 사람들이 많이 있고, 애자일을 잘 알고 있는 환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의 생각이 어리석다고 생각하게 한게 이 책 첫 장에 나온다.

 

경력이 답일까?

 

경력이 문제가 아니라, 수련하는 환경 조성을 못 했던 것


경력과 연차는 직무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적으로 접근한다. 0에 가까우면 상관성이 없다고 말하고, 1이나 -1에 가까우면 상관성이 높다고 말한다.

통상 0.5가 넘으면 강한 효과 0.2 에서 0.5 사이면 중간, 0.2이하면 약한 효과라고 한다. 

 

직원을 뽑을 때 무엇이 그 사람의 실력을 가장 잘 예측할까?

채용시 선발 여부 변수와 직무 성과 변수가 있을때 연차는 0.18, 학력은 0.10 약한 상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상관성이 높은 것은?  작업 샘플 테스트 0.51, 아이큐 같은 지능 테스트 0.51, 구조화 된 인터뷰 0.51로 나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과 2년차 프로그래머 중 후자의 실력이 높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5년차와 10년차의 연차 차이는 실력 판단하는데 큰 의미 없다고 한다. 경력은 오히려 경계 해야 할 대상 중 하나라고 하며, 구조화 된 인터뷰와 실제 작업을 해보도록 하는 샘플 테스트, 가능하다면 실제 업무를 주고 시험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일을 해보게 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기서 내가 느꼈던 핵심이 나온다.

경력이라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수련' 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이다. 

애자일을 스크럼 방식 등 경력이라고, 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닌 적용과 향상을 위해서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 이 시간이 직무 성과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상관성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수련이라 하면 책에서 머릿속에서 시물레이션 하기, 피드백 요청하기 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 나는 의도적인 수련의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던 탓이다. 시뮬레이션 할 수 있고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애자일을 녹일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못했으면서, 세미나 했다고 끝냈으니 조금 부끄러웠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인 애자일 문화 도입을 어떤식으로 개선했는지 이야기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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